이미테이션 게임은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과 그가 만든 첫 번째 컴퓨터 봄브에 대한 이야기다.  주연으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했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로 인정받았는데 이것과는 달리 고증이 잘못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고증과 관련된 비판을 보면 영화적인 표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사실 이 세상에 완벽하게 고증한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앨런 튜링과 그의 팀이 만든 세계 최초의 컴퓨터 봄브는 전자식이 아닌 기계식이라 계산기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후속작인 콜로서스는 봄브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전자식 컴퓨터로 발전한 것인데 앨런 튜링은 콜로서스 설계에도 영향을 주었다. 튜링이 암호해독에 사용했던 확률론적 방식이 콜로서스에 반영된 것이다.

1차 대전이 기계 전쟁이라면 2차 대전은 정보 전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비둘기를 날리거나 파발마를 띄우는 고대 전쟁과 달리 인류는 전기를 이용한 통신을 하기 시작했고 이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어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밤낮으로 매달렸다.

 

그러나 독일군 암호기를 상대로 많은 인간을 동원해서 계산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는 방법이다. 앨런 튜링팀은 기계식 암호해독기인 봄브를 만들어 독일군 암호를 간파했는데 이때부터 전쟁에서 기계 정보원끼리 대결하게 된 것이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이 앨런 튜링의 생애를 다루지 않아 아쉽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영화는 앨런튜링의 생애보다 2차 대전의 긴박상황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앨런 튜링 그리고 튜링의 팀이 긴박하게 봄브를 만드는 상황을 담았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는 바로 이 부분을 잘 살린 것이다. 봄브라는 기계를 튜링 혼자 만든 것도 아니고 그는 책임자일 뿐 팀원 모두가 합심하여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젝트는 연합군 지원하에 브레츨리 파크에서 진행된 것이다. 또한 역사적 배경을 보면 이러한 기계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과학자, 기술자의 공헌을 무시할 수 없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세계 최초의 컴퓨터를 만들어낸 팀의 책임자 앨런 튜링이라는 한 개인의 노력과 고뇌 그리고 그 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노력과 고민, 2차 대전의 긴박한 상황이 하모니를 이뤄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이뤘다. 고증은 완벽하지 않지만 따로 앨런 튜링에 대한 글을 찾아보면서 영화 어떤 부분이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다.

역사적 사건을 이해할 때 관련된 영화를 찾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당시 시대상황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로 된 역사는 느낌까지 전달하지 못한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연출이 더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전쟁을 놀이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린이 완구나 게임에서 등장하는 전쟁은 적과 내가 대결하는 스포츠 같은 느낌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를 만들고 개봉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전쟁은 잔인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었다. 피와 살이 튀고 실제 총을 맞아서 끔찍하게 변형된 군인들이 스크린으로 보이자 관객들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리얼한 영화를 만들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러한 찬사를 보낸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후 나오는 게임이나 영화들을 보면 총이나 포탄을 맞을 때 리얼하게 표현되기 시작한다.

심지어 직접적으로 병사들이 총이나 포탄에 맞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탱크 간의 전투도 잔인하게 표현된다. 2014년에 개봉된 영화 퓨리를 보면 탱크간의 대결 역시 잔인하고 끔찍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 개봉 후 전쟁은 끔찍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박히자 전쟁영화의 인기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것처럼 텍스트나 단순한 이미지로 역사를 이해하다 보면 당시 상황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다. 반면 영화에 나온 내용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실제 앨런 튜링은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이는데 영화적 연출일 확률이 크며 리처드 도킨스는 이영화에 심각한 왜곡이 있다고 말했다. 호르몬 투여 형을 받은 후 영화와는 달리 밝은 모습으로 그리스 섬에 놀러 기기도 했다고 한다. 총 평을 하자면 컴퓨터나 I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꼭 봐야 하는 영화다.

"인간 대신 계산하고 생각하는 컴퓨터는 생과 사가 오가는 전쟁 속에서 태어났다. 살고자 하는 절박함 속에서 나온 것이다"

 

 

세계최초의 컴퓨터를 만든 앨런튜링 1939

사람 대신 일을 하는 기계를 만들기 시작하자 사람 대신 생각해주는 기계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1940년~1950년 초반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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