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무카는 전체적으로 능력이 뛰어났다. 뿐만 아니라 귀족 출신이 아니면서도 어린 나이에 많은 세력을 모을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 여기에 의형제인 테무진과 같이 세력을 키웠는데 테무진은 성실하고 매력이 있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사람으로 생각했다. 자무카의 능력이 워낙 뛰어났기에 테무진이 끝까지 자신을 보좌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테무진으로써도 자무카와 함께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서로 갈라선 뒤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서도 우정을 잃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한 것 보면 함께 했을 때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 된다. 그러나 테무진의 어머니와 부인은 자무카와 끝까지 함께하길 원하지 않았다. 테무진은 먼저 가족에게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지 물어보았다. 아무리 자신이 칸이 되길 원해도 가족이 그와 함께 나서길 꺼려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꿈을 위해 강제로 가족을 끌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은 테무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뜻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전략이나 전술, 무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테무진에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테무진은 처세술이 뛰어나다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될 사람을 확실히 자기편으로 만들었고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했다. 우선 옹칸과 자무카의 입장으로 보면 자기 사람을 만들 때 성실하고 대인관계가 좋으면서도 자기보다 잘나진 않아야 반역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테무진이 바로 딱이었다. 성실하면서도 처신은 잘하되 특별한 능력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테무진의 세력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자무카는 간접적으로 갈라설지 자기 밑으로 들어올지 태도를 확실히 하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테무진은 독립을 선택했고 그의 밑으로 아웃사이더들이 모여들었다. 정주민들처럼 초원에서도 신분이 높은 것이 유리했고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신분이 낮으면 여러모로 불리했다. 이들은 테무진을 아웃사이더들의 칸으로 인정했는데 이때 부하인 젤메가 고향으로 가 노예신분인 동생을 데려왔다.

한 명은 차오르칸, 나머지 한 명은 수부타이인데 훗날 수부타이는 인류 역사상 최강의 장군 중 한 명으로 칭송받는다. 그는 32개 나라를 정복했고 61회의 회전 (대격돌)에서 승리했다. 또다른 의형제인 보르추는 부잣집 아들이었는데 이때 칼을 빼들었다. 집안의 전재산을 가지고 와 테무진에게 돌아온 것이다. 몽골의 니르운씨족, 드릴루킨 씨족, 울쿠누트 씨족 일부, 심지어 자무카의 자다란 씨족 일부도 합류했다.

 

이제 젊은 두 세력은 한판 붙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13익의 전투라는 대회전 (대격돌)이 벌어지는데 기마병들끼리 초원에서 정면으로 붙는 것이기 때문에 방진이나, 군사물자 조달 등 전략적 요소가 많지 않고 대규모의 기병을 컨트롤하는 전술적인 능력이 중요했다. 테무진은 안타깝게도 13익의 전투에서 대패했다. 13 쿠리엔 중 10쿠리엔이 흩어지고 3 쿠리엔 만 남아서 비참하게 도주했다.

 

"정치력이 뛰어나도 군사력이 약하면 패배할 수 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