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떠오르는 별인 자무카는 의형제인 테무진을 내쫓으면서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첫 번째로 자무카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는 세력을 미리 잘라낸 것이다 이러한 세력이 손 쓸 수 없을 때까지 자라나게 되면 결국 반역으로 인해 지도자가 죽게 된다. 두 번째 아웃사이더들의 대표인 테무진 (칭기즈칸) 세력을 박살 냈다. (칭기즈칸은 훗날 얻게 되는 칭호이지만 편의상 사용하려고 한다.)

 

진영 내 새로 합류한 세력과 다시 재기하기 위한 잔치를 하던 도중 합류한 세력에서 부리라는 사람이 칭기즈칸의 동생인 벨구테이를 칼로 찍어 피를 흘리게 했다. 이것은 선을 넘는 도전이었으나 분열을 막기 위해 칭기즈칸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대신 기존 세력과 합류한 세력 간에 나뭇가지로 싸움을 하고 화해하는 식으로 마무리 지었다. 애들 싸움처럼 유치한 방식처럼 보이지만 두 세력이 분열되지 않도록 꾀를 낸 것이다.

만주와 중국의 화북지방을 차지한 여진족의 금나라는 남송을 무너트려 세계 패권을 쥐려 하고 있다. 여진족은 옛 고구려 연합의 유민인데 고려의 대규모 원정 과정에서 원한이 생겨 고려와는 완전히 갈라서고 동방의 강자로 우뚝 섰다. 이들은 동방의 타타르 족을 이용하여 몽골 초원 세력이 하나로 합쳐지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그러나 이제는 타타르족이 너무 성장한 것이다. 힘이 강해진 타타르족은 금나라를 위협했고 금나라의 3인자인 왕경 승상은 케레이트족 수장인 토그릴 칸 (옹칸)을 이용하여 타타르족을 공격하기로 했다. 이과정에서 토그릴칸은 칭기즈칸을 소개하는데 왕경은 힘없는 유목 족장 한 명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토그릴칸에게 알아서 하라고 말한 뒤 작전을 시작했다. 금나라의 철기병은 올자강을 따라서 조용히 타타르로 접근했고 케레이트의 토그릴칸과 칭기즈칸 세력은 금군과 합류하여 타타르족 야영지로 이동했다.

이과정에서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주르킨 족이 합류하지 않았는데 자무카와의 전투에서 진 것으로 인해 테무진 (칭기즈칸)을 신뢰하지 않았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주르킨족이 합류하지 않아 전투 후 전리품을 나누어주지 않아도 됐으니 잘된 일이다. 칭기즈칸의 군대는 이전 전투에서 13익 즉 13쿠리엔으로 구성하여 마구잡이식 전투를 했는데 금나라 기병과 협동 공격을 통해 십진법으로 군대로 재편한다.

 

13쿠리엔이냐 10이냐 숫자의 차이가 있는것이 아니라 십진법 편성은 군대를 하나의 훈련으로 통합하고 중앙의 명령을 일사불란하게 적용하는것이다. 이전에는 각 쿠리엔을 이끄는 장수가 알아서 판단하는 방식으로 싸웠다면 이제는 통일된 명령 체계로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것이다. 금나라의 철기병이 타타르 진영의 정면을 치는 동안 케레이트의 토릴칸과 칭기즈칸 세력은 측면과 후면으로 들어가 타타르를 포위하였다. 망치와 모루 전략이다

 

타타르는 재산을 남겨두고 도망쳤기 때문에 전멸당하지 않고 탈출할 수 있었다. 고대전이 현대전과 다른 것은 약탈하느라 적을 전멸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칭기즈칸 진영에서는 이번 전투를 계기로 약탈 후 분배 방식을 바꾼다. 전사들이 약탈한 것을 모두 모아 칭기즈칸 테무진이 공정하게 재분배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전투 시 약탈에 눈이 멀어 전투가 중단되는 일이 없고 공평한 분배를 통해 공을 많이 세우면 더 받고 약탈에 실패하더라도 공평하게 전리품을 얻을 수 있게 되어 전투 시 강력한 동기부여가 일어났다.

 

"테무진은 실패해도 기회를 주는 초원의 법칙을 이용하여 불사조 처럼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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